기억하고 싶은 것?

핸들이 고장난 8톤트럭같은 여자 - TCI 검사결과

노블롯 2024. 2. 21. 01:23

https://youtu.be/k6CBMCI07WY?si=n1eGhXY6d5CKdFCZ

사실 이것도 약간 격렬함이 부족하다.


심리상담을 진행하면서 12회기만에 TCI 검사를 받았다.
사실 한 5년 전에도 받은 적 있는데, 그때도 기질 특성은 비슷하게 나왔었다.

TCI 검사란, Temperament and Charater Inventory 검사의 준말로 기질 및 성격검사를 뜻한다.
기질이란 그 사람이 유전적으로 타고난 성향을 나타내는 것으로 평생에 거쳐 잘 바뀌지 않는다.
반면 성격이란 환경, 연령에 따라 변화하는 지표로 그 사람의 성향을 드러낸다.

나의 경우, 기질과 성격은 다음과 같다.

남자였으면 볼만했을듯

먼저 기질
나의 기질은 자극추구는 매우 높고, 위험회피는 매우 낮으며, 사회적 민감성과 인내력도 높은 편이다.

자동차로 빗대면
자극추구는 엑셀, 위험회피는 브레이크, 사회적 민감성과 인내력은 핸들 내지 기어라고 볼 수 있다.
(즉, 나는 더 정확히 말하면 브레이크 고장난 8톤 트럭같은 여자인 것이다.)

자극추구, 위험회피, 사회적 민감성만 보자면 이러한 성향은 열정적인, 또는 연극성 성향이라고 부르는 듯 하다. (HLH)  

그 특성은 다음과 같다.

<장점>

  • 사람들과의 어울림을 즐기고, 무리 속에서 인정 받고 사랑 받는 것을 좋아함
  • 사교적이고 감정이 풍부한 매력적인 사람
  •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을 호소력 있게 전달하는 재주가 있으며, 분위기-메이커의 자질을 갖추고 있음
  •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파악하고 배려하여 따뜻하게 표현할 수 있음
  • 남들이 이목이 자신에 집중되는 상황을 선호하고, 일의 부정적인 측면보다는 긍정적인 측면을 먼저 보고 열정적으로 몰입하는 모습을 보임

<단점>

  •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인상을 줄 수 있음
  • 감정을 다소 과장하여 드라마틱하게 표현하며, 남들의 시선이나 관심과 같은 외부적인 상황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함
  • 관계 초기에는 매력적인 인상을 주지만 다소 피상적이라는 평을 들을 수 있음
  • 신중한 검토나 계획이 부족하고,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사항보다는 주관적이고 모호한 인상을 중시하는 경향으로 인해 자칫 오해를 살 수도 있음

장단점을 보아하니 어느정도 맞는 말인듯 하다.
나는 신중하려고 노력했지만  그게 통상적으로는 '보통'정도의 신중함 또는 충동적이라고 비춰질 수 있다는 사실이 조금 슬펐다.


그니까 이런 Manic Street Preacher처럼 보일 수 있는 것


상담선생님 말씀으로는,
높은 사회적 민감성과 연대성으로 인해 타인과 친밀한 관계를 맺기 위해서 매우 노력하지만
그 노력 자체가 내향적인 사람한테는 굉장히 위협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하셨다.

여러 경험들, 특히 중고등학교에서 동성 친구들과의
경험들을 되살려보면 과연 그들에게 나는 핸들이 고장난 8톤트럭처럼 불편한 존재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나의 기질이 이렇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행동으로 나서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하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한편 성격적 측면에 있어서는 전반적으로 나이에 비해 성숙도가 높게 나왔는데 (머쓱 ㅎ)
상담 선생님께서는 (높은 자극추구, 낮은 위험회피 성향으로 인한) 인생의 여러 굴곡을 극복해나가면서 그러한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닐까 해석해주셨다.

그러면서, 극복 경험들로 인해 빚어진 단단함이 나의 큰 자산이 될것이라 말씀해주셨는데 그 얘기를 듣고 마음이 따뜻해졌다.


한편 나의 경우 MMPI에서는 유의미한 임상척도가 나오진 않았는데
특이하게 타당성 지표가 낮게 나왔고 (즉, 무의식적으로 나의 성향을 타당화하여 임상 지표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던 것이다)
실제로 TCI에서는 유의할만한 결과가 나왔다.

상담선생님께서는 이 부분을 짚어,
실제 내 자신이 인식하는 나와 내가 되고자하는 내 자신이 혼동되는 부분이 있다고 해석해주셨다.
이는 결국 타인이 나를 보는 시각과 내가 나를 보는 시각 사이의 괴리가 있다는 것이고,

한편으로는 열정적인 나의 기질로 인한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는 뜻이었다.
물론 나는 삶에서 여러 실수를 했었고, 다시는 그러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이를 극복했었다.

그러나 타고난 기질은 잘 변하지 않기에 타인보다 필요한 노력의 양이 더 많을 수도 있고
신중함심사숙고가 더 단단하고 멋진 자신을 만드는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또, 한편으로 나는 대인관계에서 조금씩(특히 동성 또래집단에서) 내 자신이 겉돈다는 느낌을 많이 느꼈었는데
타고난 기질과 더불어 자기인식과 희망사이의 괴리가 그러한 차이를 만들어냈다는 말씀을 해 주셨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그러한 딜레마 속에서 나를 바라보지만
나는 꼭 못나온 사진을 보면 그 사진을 무시해버리는 듯한 행동을 해온 것이다. (왜냐면 그게 내 얼굴이라고 인정해버리는건 아프니깐ㅎ)

그러나 그 고통을 받아들이고 사는 것이 진정한 어른, 진정한 내 자신을 찾아내는 길인 듯 하다.


https://youtu.be/ctiKD8jtvV8?si=ewdaVieb1l-MZaz-

Rage Against the Machine - Killing in the Name

+) 날 표현하려면 이 정도는 되야지🔥

'기억하고 싶은 것?'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윤산지도  (0) 2024.01.20
이자혜에 대한 소회  (0) 2023.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