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riel - Daydreamer (2012) / 가사, 번역

https://youtu.be/bIH3QYUIuEM

 

 

블로그에는 처음으로 올리는 슈게이징이다. 최근 3년동안은 슈게이징을 주로 들었는데 정작 재즈, 펑크, 모던락이 블로그에 먼저 올라갔다. 그렇지만 가장 애정하는 장르라고 하면 역시 슈게이징인 것 같다.

슈게이징은 90년대의 음악이다. 이 음악은 80년대 후반 영국에서 시작되어.... 90년대 초반 영국에서 끝났다. 슈게이징의 핵심은 사운드가 층층히 쌓여 소리의 극한을 만들어내는 사운드 오브 월인데 기타로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무대 바닥에 있는 페달보드만 열심히 밟아야 했다. 찐따같고 변태적인 장인정신으로 사운드를 깎기 위해서 공연하다가 맘에 안 들면 다시 시작하기 일쑤였다. 그 때문에 슈게이징은 라이브보다는 철저히 레코딩 중심으로 이루어졌고 너무나 실험적이기에 금방 망했다.

그러나 슈게이징의 실험적인 사운드는 많은 힙스터들의 가슴에 불을 지르고 떠났다. 비록 씬은 금방 뒤졌으나 락이라는 장르 자체가 사양길로 접어든 2023년에도 슈게이징 앨범은 계속 나오고 있다. Airiel이라는 밴드도 미국에서 결성되어 2000년대 이후에 활동한 밴드이다. 90년대 원조 슈게이징처럼 그루브한 비트구성은 없지만 정직한 4분의 4박자에 Y2K 감성 가득한 멜로디로 승부하는 매력이 있다. 이 노래 뿐 아니라 03년에 발매한 Wink & Kisses의 In your room도 그렇고 슈게이징에서 이 멜로디를 따라갈 밴드는 몇 없다고 생각한다. 이 음악을 수 많은 슈게이징 명곡 중에서 블로그에 맨 먼저 소개하게 된 것도 그 때문이다.

신기한 것은 이 밴드가 1997년에 결성되어 03년에 첫 정규앨범을 내었고, 이 앨범은 2012년에 나왔으며 가장 최신 앨범인 Young Molten Lovers는 2017년에, 싱글은 2020년에 발매되었다는 것이다. 멤버들 본업은 따로 있고 음악관이 맞는 사람끼리 부업으로 20년 이상 창작활동을 벌이는 것 같다. 좋아하는 일을 위해 앨범이 잘 팔리든 말든 우직하게 한 우물만 파는 이들은 참 멋지다. 

(lyrics)

Shiny hands pull away from me tearing me apart
Play for me like you used to like we did as kids back in '92
Sleepy little daydreamer, tell me all you know

Catch the sun, don't let it go, send it all to me

 

반짝이는 손이 찢어발겨지는 나를 구해줘

너가 그랬던 것처럼 날 위해 놀아줘 / 우리가 어렸을 때 놀았던 것처럼 말야

나른하고 작은 몽상가, 네가 아는 모든 것을 말해줘

태양을 잡아, 놓치지 마, 나한테 전부 보내줘

 

 

Life's a game to all of us, play it before you go
Turn away, turn away, don't let me go

 

삶은 우리 모두에게 게임인걸, 떠나버리기 전에 놀아둬

돌아서, 돌아서, 날 보내지 마

 

This is what we have to be, this is what we have to be

Turn away, don't watch me, I'm turning off this show
This is all, this is all, this is all I'm gonna say to you
Turn away, don't watch me, I'm turning off this show
This is all, this is all, this is all I'm gonna say to you

 

우리는 이렇게 되어야만 해 x2

돌아서, 날 보지마, 난 이 프로그램을 끄고 있는걸

이게 전부, 이게 전부, 이게 너한테 말하려는 전부야 x2

 

Don't go away, stay here and sing for me
Like you used to, I won't say a word
We're sleepy little daydreamers kissing, oh, so slow

Don't give up, I won't let you but I want you to want me to

 

가지마, 여기 남아서 날 위해 노래해줘

네가 그랬던 것처럼, 난 아무말도 하지 않을테니

우리는 키스하는 나른하고 작은 몽상가야, 아주 천천히

포기하지마, 난 널 보내지 않을거고, 네가 널 원하는 만큼 너도 날 원하길 바랄 뿐이야

 

Your life's a game to all of us play it before you go
Turn away, turn away, don't let me go

 

삶은 우리 모두에게 게임인걸, 떠나버리기 전에 놀아둬

돌아서, 돌아서, 날 보내지 마

 

This is what we have to be, this is what we have to be

Turn away, don't watch me, I'm turning off this show
This is all, this is all, this is all I'm gonna say to you
Turn away, don't watch me, I'm turning off this show

This is all, this is all, this is all I'm gonna say to you

 

우리는 이렇게 되어야만 해 x2

돌아서, 날 보지마, 난 이 프로그램을 끄고 있는걸

이게 전부, 이게 전부, 이게 너한테 말하려는 전부야 x2

 

 

 

Daydreamer는 몽상가라는 뜻인데 동명의 영화와 관계가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가사에 92년이라는 구체적인 연도가 언급되는데, 슈게이징이 가장 잘 나가다가 망하기 시작할 때가 그때쯤이다. 전반적인 내용을 생각해보면 슈게이징이라는 장르에 대한 애정.. 을 표현한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 이 앨범 바이닐이 정말 색이 예쁜데 모든 웹사이트에서 품절이다. 파란색은 100장, 흰색은 200장 한정이라 부르는 게 값이다. 돈도 없지만 언젠가 살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