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My Bloody Valentine - Only Shallow (1991) / 가사, 번역

노블롯 2023. 2. 3. 02:45


https://youtu.be/FyYMzEplnfU

솔직히 뮤비는 걍 그렇다


드디어 이 노래를 포스팅하게 되었다.
최근 3년간 가장 많이 들은 노래를 하나 꼽으라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이 노래를 꼽을 것이다.

슈게이징의 명작, 슈게이징의 신화, 슈게이징의 전설 아니 록 음악계의 전설이라고 해도 모자란 Loveless, 그 중에서도 서두를 장식하는 음악이다. 도입부의 8비트 반박 드럼부터 묵직하고, 재즈마스터에서의 플로팅 브릿지에서 나오는 엄청 큰 폭의 비브라토는 백마스킹 내지 진공청소기를 떠오르게 한다.

Loveless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 아니 슈게이징을 많이 듣게 된 계기는 동생이 집에 사둔 Loveless 앨범이었다. 2018년에 내한한 것을 알고 있어서 궁금하기도 했고, 핏빛 앨범 재킷이 워낙 특이해서 들었다가 첫번째 트랙인 Only Shallow의 사운드를 듣고 엄청 충격을 먹었다. 처음에는 무슨 귀신이 곡하는 소리인 줄 알았고 조금 무서웠다. 두 번째 들을때는 어떤 약을 했길래 이런 사운드를 낼까 궁금했었다. 한 10번쯤 듣고 나서 (어쩌다 10번씩이나 들었는지는 모르겠다.) 이 노래에 완전 홀려버렸다. 이 때가 2019년이었는데 2018년에 펜타포트에 안 갔던 것을 엄청나게 후회했다. 인생은 타이밍이라더니ㅜ

왜 이 음악을 좋아했느냐 하면.. 도입부의 강렬한 사운드 오브 월에 한번 압도되고, 그 다음에 나오는 빌린다 부처와 케빈 실즈의 몽환적인 목소리와 현학적인 리프가 언밸런스하면서도 너무 잘 어울렸기 때문인 듯 하다. 음악은 국가에서 허용한 유일한 마약이라는 것에 약간 수긍이 갈 정도로 이 노래를 들을 때 익스피리멘탈한 기분이 든다.


워낙 사운드로 유명한 노래지만 보컬과 가사도 빼놓을 수가 없는데, 가사가 좀 엄하다.

가사 (후방주의)

Sleep like a pillow, no one there

베개처럼 자렴, 아무도 없는곳이지

 

Where she won't care anywhere

어디든 아무곳에도 그녀는신경쓰지 않아

 

Soft as a pillow, touch her there

베개처럼 부드러운, 그녀의 거기를 만져봐

 

Where she won't dare, somewhere

어딘가에 어느곳에서 그녀는 떳떳함 없이 있을거야

 

Sweet and mellow, softer there

달달하고 풍부하고, 말캉한 그곳

 

Feel like you grew stronger

마치 너가 더욱 단단해졌다고 느끼져

 

Speak only shallow, she's not square

오직 얕은말만 골라하지, 그녀는 멍청해

 

Soft like there's silk everywhere

어디에서나 비단이 있는것같이 부드러울 거란다

 

Sleep as a pillow, comfort there

베개를 베고 자렴, 거긴 편할거야

 

Where she won't dare anywhere

어느곳이든, 어느곳에서 그녀는 떳떳함 없이있을거야

 

Look in the mirror, she's not there

거울을 봐, 그녀는 거기 없을거야

 

Where she won't care anywhere

어디든, 아무곳에도 그녀는 신경쓰지 않아

 

출처: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postrockgallery&no=305384(포스트락 마이너 갤러리)

 


Loveless 앨범 자체가 섹스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다는데 그래서 그런가.. 그런데 빌린다 부처의 요정같으면서도 퇴폐적인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듯 하다. 이 노래를 작곡한 케빈 실즈가 빌린다 부처와 실제로도 사귀는 사이였으니 어쩌면 빌린다라는 사람 자체가 이 노래의 모티브일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다. 
...였는데 작곡은 케빈이 했지만 작사는 빌린다가 했다고 한다. 근데 너무 본인이랑 잘 어울린다..

빌린다 부처와 케빈 실즈 (빌린다가 너무 안예쁘게 나옴)

정작 앨범 이름이 Loveless인 이유는 마블발이 한창 잘 나갈 때 밴드 멤버들이 연애하다가 깨지거나 아님 약물 중독으로 고생하거나 하는 등 상태가 안 좋았기 때문이란다. 빌린다와 케빈도 80년대 후반부터 사귀다가 이때쯤 깨졌는데 정작 활동은 둘이 붙어서 해야 했다. 근데 또 둘이 후속 앨범도 준비했던 걸 보면 사이가 그렇게 나쁜 것 같지는 않기도 한데.. 자본주의 정신은 사랑보다 강한 것인가.


https://youtu.be/Ro_GoEajFBI

완벽한 커버

한편 Only Shallow의 트레이드마크 진공청소기 소리를 내기 위해 레코딩만 300번을 넘게 했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일렉트릭 기타 사운드 이펙터 종류가 아무리 많다고 해도 기타 두 대로 이런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것 자체가 참 신기하다. 우리가 아는 딩가딩가 소리를 왜곡시키고 겹치고 하는 것을 무한반복해서 진공청소기 내지 기차가 지나가는듯한 소리를 내는 것이니... 워낙 복잡한 사운드라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 본인들도 라이브에서 도입부 사운드 오브 월을 제대로 구현해내지 못한다. 그냥 벤딩이랑 암으로 잉잉~~ 하는 모기소리만 내는 정도.

https://youtu.be/d9Y_ATYVtV8?t=443

천재 아니냐 이정도면

워낙 기괴한 소리다보니 대체 어떻게 소리를 내는건지 궁금했는데... 2021년에 어떤 유튜버가 거의 완벽하게 진공청소기 소리를 구현해냈다. 리드 기타의 벤딩 사운드를 2배속으로 한 다음에 더빙해서 만든 사운드였다. 디지털 레코딩이 보편화된 요즘에야 작곡 프로그램에 워낙 잘 나오기도 하고 플러그인도 다양한 편이지만 아날로그가 디폴트였던 1990년 즈음에 사운드를 쌓으려면 테이프가 늘어질 때 까지 얼마나 노가다를 했을지가 추측되는 부분이다.. 가히 사운드 깎는 장인이라고 할 만 하다.


갚는다 예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