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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천은 어디에서 시작하고 어떻게 흐르는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무렵 인터넷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인터넷에서 게임보다도 이목을 끌었던 것은 포털 사이트의 위성지도 서비스였습니다. 지도책으로 하천을 거슬러 올라갈 때는 여러 페이지를 넘겨보다가 물길이 끊어지면 '그냥 끊어졌나보다...'하고 말았어야 했습니다. 반면 위성지도는 우리나라 어디든 마우스 스크롤만 당기면 거기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위성지도에서도 멀쩡하게 산에서 잘 내려오던 물길이 끊기고 길에 묻혀버릴 때가 많았습니다. 특히 도시 지역일수록 심했습니다. 산에 가서 계곡을 보아도 주택가가 시작되는 지점에서는 저렇게 땅 속으로 들어가버렸습니다. 멀쩡히 흐르던 물줄기가 사라져버린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교과서에서 배운 물의 순환은 저렇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땅속으로 ..

하천 2023.01.30

Airiel - Daydreamer (2012) / 가사, 번역

https://youtu.be/bIH3QYUIuEM 블로그에는 처음으로 올리는 슈게이징이다. 최근 3년동안은 슈게이징을 주로 들었는데 정작 재즈, 펑크, 모던락이 블로그에 먼저 올라갔다. 그렇지만 가장 애정하는 장르라고 하면 역시 슈게이징인 것 같다. 슈게이징은 90년대의 음악이다. 이 음악은 80년대 후반 영국에서 시작되어.... 90년대 초반 영국에서 끝났다. 슈게이징의 핵심은 사운드가 층층히 쌓여 소리의 극한을 만들어내는 사운드 오브 월인데 기타로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무대 바닥에 있는 페달보드만 열심히 밟아야 했다. 찐따같고 변태적인 장인정신으로 사운드를 깎기 위해서 공연하다가 맘에 안 들면 다시 시작하기 일쑤였다. 그 때문에 슈게이징은 라이브보다는 철저히 레코딩 중심으로 이루어졌고 너무나 실험..

음악 2023.01.30

[고지도] 광진구 및 성동구 일대 목장지도 & 50년대 지도

왜 하천에 집착하게 되었나.. 하는 이야기를 아직 마무리하지 못했지만 재밌는 자료가 있기에 잊어버리기 전에 올려봅니다. 복개된 하천의 흔적을 찾아보는 데 있어서 지적도의 구거 흔적, 행정정보 공개 서비스로 제공되는 과거 항공사진과 더불어 중요한 자료가 바로 고지도입니다. 서울시에 본격적인 도시개발이 이루어지기 전인 1970년대 이전 고지도는 하천의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는 경우가 많기에 하천의 흔적을 되돌아 보는 데 중요한 자료로 여겨집니다. 과거 항공사진의 경우 1970년 이후의 자료가 대부분이기에 그 이전의 고지도는 과거 지형을 살펴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제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며 지금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광진구, 성동구, 중랑구 일대는 과거에는 서울이 아닌 경기도 고양주면이었고 19..

하천 2022.12.15

Louis Cole - Thinking (Live sesh) (2019) / 가사, 변역

https://youtu.be/ZMI1iU7VgyI 키보드가 시선강탈 블로그를 꾸준히 쓰겠다고 결심하고 2주동안 블로그를 방치해뒀다. 시간이 없던 것은 아닌데 또 포스팅을 길게 쓸 결심은 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도 2주만에 돌아와서 다행이다. 최근 기타를 연습하려고 서울에서 고속버스 택배로 부모님께 부탁해서 기타를 받았는데, 한 3일 치다가 말았다. 예전에 썼던 LTD 기타는 빳따넥에 010 게이지를 써서 하이코드도 잘 안잡혔는데 그동안 베이스를 치던 쪼가 있기도 하고 얇은넥에 009 게이지를 쓰니 뭔가 잘 쳐지는 것 같아서 좀 치다가 질린 것 같다. 근데 또 제대로 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당... 톤잡는 것 연습도 해야하고 하여튼 이 노래는 기타를 가져오던 날에 우연히 유투브 뮤직에서 듣게 되..

음악 2022.12.15

Herbie Hancock - Watermelon Man

https://youtu.be/ppJQKfqhFfE 재즈 피아니스트이자 퓨전 재즈 아티스트인 허비 행콕의 1973년도 앨범에 수록된 곡이다. 이 노래들 작곡된지 50년이 다 되어가는데 전혀 오래되었다거나 시대에 뒤쳐진다는 느낌이 없다. 사실 나는 메탈로 락을 입문했음에도 너무 오래된 노래라는 생각이 들면 잘 안 듣게 되는 편이다. (대표적으로 80년대 헤비메탈이 그렇다. 노래는 다 좋은데 너무 80년대스럽다. 내 심리적인 마지노선은 1990년 이후인 것 같다.) 그런데 이 앨범에 실린 5곡 모두 지금 들어도 유행에 뒤쳐진다는 느낌이 단 하나도 들지 않는다. 비슷한 의미에서 자코 파스토리우스가 참여한 Weather report의 노래들도 7080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잘 듣는다. 이 노래에 대한 얘기를 좀 ..

음악 2022.11.28

0. 여기는

제가 좋아하는 음악들을 올리고자 합니다. 음악을 들을 때 가끔 한 음악에 꽃히면 그 음악만 오래 들을 때가 있습니다. 과거 MP3에 음악 파일을 다운로드받아 들었을 때는 저장된 음악이 한정적이었기 때문에 금방 예전에 들었던 음악들을 다시 찾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주로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듣게 되면서 과거 헤비 로테이션으로 들었던 음악들을 많이 잊어버리게 되었습니다. 멜로디만 기억나고 가수, 앨범이 기억나지 않아서 한참을 찾다가 아주 우연한 계기에 다시 찾게 되었던 음악들도 몇 곡 있었습니다. 물론 찾고 싶었던 곡을 우연히 다시 듣는 경험도 좋지만 음악을 들으면서 순간순간 느꼈던 감상들을 기록하고 반추하는 공간이 있다면 더욱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음악을 듣고 편한 감상을 기록하여 ..

음악 2022.11.26

0. 나는 왜 하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가?

가끔 스스로 하천에 관심을 갖는 자신이 신기할 때가 있습니다. 저는 하천이나 수리수문학 관련 전공자도 아니고, 그와 조금이라고 관련 있는 공학이나 환경계열 학문을 전공한 것도 아니며, 제가 속한 성별, 연령대 집단에서 전혀 발견할 수 없는 취미이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저는 제 주변에서 저와 비슷한 관심사를 지닌 사람을 단 한 명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블로그를 시작하기에 앞서 왜 스스로가 이런 관심사를 그것도 아주 오랜 시간동안 논문이나 지자체 관련 공시정보를 찾아볼 정도로 깊숙이 탐구하게 되었는지 반추해보고자 합니다. 저는 거의 평생을 한강 근처에서 자랐습니다. 주말마다 부모님과 한강시민공원에 가서 놀았고, 자동차를 타고 어딘가롤 갈 때도 항상 강변북로를 따라 강을 바라보며 이동했습니다. 초등..

하천 2022.11.26

왜 큰 비만 내리면 강남에 항상 물이 넘칠까?

이 블로그를 기록하기로 결심하게 만든 글입니다. 원본은 제 학부 에브리타임에 올렸던 게시글입니다. (https://everytime.kr/370438/v/262756154, 로그인 후 학교 인증을 받아야 읽을 수 있습니다.) 얕은 지식으로 쓰인 비루한 글이고 다시 읽었을 때 스스로 수긍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많은 학우분들께서 재밌고 유익하다는 반응을 올려주셔서 참 기뻤습니다. 3~4시간만에 휘리릭 썼던 것 같은데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시고, 추천 300개 이상으로 BEST 게시판에까지 올라갔어서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다는 것은 이런 기분이구나(ㅎㅎ)"를 느끼게 해 주었던 것 같습니다. 익명의 학우님들을 상대로 게시한 글이니만큼 경어체가 아닌 반말 구어체로 작성하였습니다. 이 블로그는 기본적으로 경어로 ..

하천 2022.11.26